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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3, 2020

트럼프 확진, 왜 시장은 제한적 반응을 보였나?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 서울경제 -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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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군병원의 의료진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미국에는 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수라장이었던 1차 TV 대선 토론에 이어 2일(현지시간)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알려졌는데요. 이 뉴스 직후 나온 시장 관계자의 첫 반응은 “단기적인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었습니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증상이 경미하다고 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군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2일 증시는 생각보다 크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나스닥이 2.22% 내렸지만 다우가 0.48% 떨어진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0.96% 하락에 그쳤습니다. 1차적으로는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낙폭을 줄였는데요. 추석 연휴 이후 개장할 우리나라 증시에 중요한 지금의 상황을 3분 월스트리트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단기 악재에도 펀더멘털 영향 없어
대선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대통령이 병으로 입원한 것은 전례가 없다는 게 월가의 분석입니다. 이 때문에 이 소식이 알려지자 1차적으로 시장의 충격은 컸었는데요.

시간이 흐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이 단기 악재지만 펀더멘털에는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세븐스 보고서의 창립자인 톰 에세이는 “이 상황이 시장에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다른 구제법안에 대한 기대가 줄거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1월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진단을 약세를 주도할 사건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러스에 심각한 증상을 보이면 시장에 더 큰 폭의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군병원 입원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취재진들에게 엄지를 들어보기도 했다. /AP연합뉴스

톰 포르첼리 RBC 캐피털 마켓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대통령의 확진이 지금의 거시경제 정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두 대선 후보가 내놓은 공약을 알고 지금 어떤 변화가 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했는데요. 지나 산체스 찬티코 글로벌 최고경영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소식 이전에도 이미 시장은 변동성이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9월 들어 기술주를 비롯해 일부 종목들의 하락세가 있어 왔고 3일의 상황은 이와 비교하면 큰 폭은 아니었다는 얘기죠.

코로나19 치사율 3~4%...선거 이후 법적다툼이 더 우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죠. 길만 힐 에셋 매니지먼트의 제리 해링턴은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이 실제로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고틀립 국장은 코로나19의 치사율이 3~4%라고 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96%가량 괜찮아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얘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진단 결과가 시장과 투자자들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플러리미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패트릭 암스트롱의 분석은 더 단호합니다. 그는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을 포함해 누가 선거에서 승리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누가 승리하든 재정적자 확대는 예정돼 있어 경제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3일(현지시간) 뉴욕시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행사. /UPI연합뉴스

다만,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공화당 내에서 재정 보수주의가 일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민주당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뒷다리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그는 누가 이기냐보다 선거 결과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우려했습니다. 이 경우 증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인데요. 이미 우편투표가 시작된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병세가 악화하면 이를 어떻게 할 것이냐도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진단에 추가 부양책 빨라질 수도
되레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가 빨라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정책 전략가인 펀드스트랫의 토마스 블락은 미 경제방송 CNBC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은 정책 관계자들에게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라며 “미국 대통령이 심각한 병에 걸렸을 때 그것은 사람들에게 코로나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정체된 경기부양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은 공화당과의 협상이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자 지난 1일 밤 2조2,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통과시켰는데요.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이대로는 통과될 가능성이 적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리면서 다시 한번 논의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NBC는 스티븐 므누신 장관이 제시한 규모가 1조6,000억달러였다고 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의 위대한 미국은 경기부양책을 원하고 필요로 한다”며 “협력하고 마무리 짓자. 감사하다!”라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부양책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트럼프 건강 아직 불확실...앞으로 며칠이 관건
하지만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회복세가 불투명합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와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치료 중인 월터 리드 군병원의 의료진은 3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시간 동안 열이 없는 상태”라며 “대통령의 상태가 아주 좋다”고 밝혔지만 “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호흡기를 쓴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콘리 백악관 주치의가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의료진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상황이 좋다고 했지만 앞서 산소호흡기를 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UPI연합뉴스

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호흡기를 썼다는 방증입니다. 앞서 AP통신을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전 백악관에서 산소호흡기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는데요.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었다는 의미입니다. CNBC는 “의료진의 상태 개선 보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의료진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뒤섞인 신호를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백악관의 내부 인사는 “지난 24시간 동안 대통령의 상황이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었다”며 “앞으로 48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아직 완전히 회복의 확실한 길을 가고 있지 않다”고 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날 의료진도 명확한 퇴원 시점을 밝히지 못했는데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몸 상태가 좋다!”고 트윗을 올리고 앞서 언급한 대로 추가 경기부양책을 촉구하고 동영상을 올리기는 했지만 앞으로 며칠은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 역시 “앞으로 며칠이 진정한 시험”이라고 했죠. 시장 영향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게 될 것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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